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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는 평강공주가 아니다!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는 유명하다. 동화책, 그림책, 소설책, 심지어 에세이로까지 이미 수십 종이 출간되어 있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 동화같은 이야기는 실제 역사상 존재했던 사실이며, 여러 가지 당시 사회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서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글이기도 하다. 다만 그 원전을 자세히 읽어볼 일은 많이들 없었을 테고, 특히나 평강공주가 과연 왜 평강공주였는지 의문을 가져본 사람은 더욱 더 없었을 것이다. 오늘은 원전을 토대로 주인공인 평강공주의 잘못 알려진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보도록 하겠다. 온달은 고구려 평강왕(平岡王) 때의 사람이었다. 외모는 못 생겨서 남들의 웃음을 샀지만, 마음만은 정말 착한 친구였다. 너무 가난해서 항상 음식을 구걸해서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너..

을파소와 복지국가 고구려

고구려인 을파소(乙巴素)는 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다만 제2대 유리왕(琉璃王) 때의 대신이었던 을소(乙素)의 후손이라는 사실만 알려져 있다. 신분제 질서에 기반하고 있던 고대사회에서 대신의 자손이라면 상당한 귀족 집안이었을 텐데, 어떤 일로 인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가문이 몰락한 때문인지 을파소는 서압록곡(西鴨淥谷)의 좌물촌(左勿村)이라는 해안가에 가까운 지역에서 농사 지으며 살고 있었다. 아마 평화로운 시기였다면 그는 고구려 사회에서 다시 상층부로 진입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기회는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법이다. 서기 190년 음력 9월의 가을 날씨가 완연한 어느 날, 패자(沛者) 어비류(於畀留)와 평자(評者) 좌가려(左可慮)가 주축이 된 반란이 일어났다. 이들은 왕가의 외척들로 권..

신라인 강수의 사랑 이야기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렇지만 결혼이란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애할 때는 몰라도 결혼이 눈 앞에 다가오면 누구나 현실적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결혼은 곧 현실이기 때문이다. 간혹 한 순간 외모에 넋을 잃고 불꽃같은 사랑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순전히 호르몬 탓이지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없다. 동물도 얼마든지 한 눈에 반하고 진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오히려 진정 사랑은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것이다. 어차피 식을 수밖에 없는 감성만으로는 결혼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없으며, 오히려 호르몬의 영향으로 한 눈 팔기 십상인 것이 감성에 기반을 둔 1차원적인 사랑일 따름이다. 사랑이란 결국 냉철한 이성과 그에 기반한 서로간의 믿음이 있어야 유지될 수 있는 관계라고 하면 틀림이 없다...